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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왕소

소의 상처

 

 

 

 

 

 

 

 

 

 

 

 

 

 

 

 

 

 

궁녀가 된 수를 찾아온 소는 내내 심기가 불편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재잘거리는 수가,
이제부터 황궁에서 살게 되었으니 자주 놀러 오라는 수가,
그 때 감사하다고 인사도 못 했다며 웃는 수가,
폐하와 혼인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않느냐는 수가,
지 손으로 지 몸에 상처를 내고도 죽을뻔 했으면서도 웃는 수가 마음이 들지 않아.

 

 

자꾸 화가 나.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웃을 수 있지 싶으니까.

 

 

죽을 수도 있었는데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해도 안되고,
수의 모습에서 자꾸 자신의 모습도 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운명에 맞서 싸우는 느낌이 드는 수의 모습에서
바보 같다고는 하면서도 뭔가를 느끼는 것 같았달까.

 

 

고려에서 상처를 지니고 사는 게 어떤건지 누구보다 제일 잘 아는 소잖아.
그런데, 수는 그 상처를 그저 상처일 뿐 아무것도 아닌거 잖아.
그냥 다쳤다가 아문 거. 잘 이겨냈다는 증거? 뭐 그런거 쯤으로 생각하잖아. 수는.

 

 

이게 차곡차곡 쌓이는 사랑의 감정도 있겠지만,
소 자신의 운명도 수처럼 바꿔 보겠다고, 순응만 하면서 살지만은 않을거라는
어떤 의지? 그런 모습들을 수를 통해 소의 진정한 변화를 미리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었어.
앞으로 소는 수처럼 자신의 운명을 바꾸겠다고.
수가 왕건과의 혼인을 결국 스스로 깨뜨린 모습처럼.
물론, 이 모든 과정에 소에게는 수가 중심이 되겠지.
황제가 되기로 마음 먹는 것도 결정적으로 수 때문이겠지만,
항상 상처 때문에 사람들과 섞이길 바라면서도 사람들에게서 한 발 떨어져
으르렁 거리던 소가, 상처에서 한결 자유로워진다는 건 정말 큰 의미가 되는 것 같아.

 

 

그런 소와 수의 서로 다른 감정들이 점차 쌓여가지.
수는 소가 차갑지만 사실은 다정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
소는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은 수가 좋으면서도 신기해.

 

 

 

 

 

 

 

 

 

 

 

 

 

 

 

 

 

 

 

 

 

 

 

 


아직 자신의 이런 낯선 감정이 무엇을 의미 하는지 모르겠지만,
황궁에서 잘 버티길 바라는 마음에 황궁은 어떤 곳이라고 설명을 해주잖아.
제일 먼저 해가 뜨는 곳도 알려주고,
수에게 입 조심하라고도 해주고.
거기다가 소는 이상하게 수에게만큼은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해.
이미 자신이 제일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을 제일 많이 본 사람이 수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럼에도 수가 자신을 아무렇지 대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일테고.

 

 

 

비록 지금은 수의 마음이 욱에게 있다해도 말이지.
이상하게 7화에서 보인 수와 욱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오히려 불안해 보였어.
욱은 자꾸 수의 상처를 가리잖아.
팔찌를 선물해주면서도 상처를 가려 주더라고.
그 모습이 어딘지 불안해 보였어.
수는 정작 그런 상처 부끄럽지도 않고, 결국 이겨냈다는 뜻이라 상관도 없는데,
욱은 그렇지 않아 보였거든.

 


아마 자신이 제대로 지켜주지 못 했기에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욱의 모습에 수가 되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욱이 이 상처를 왜 자꾸 가려주려고 하기만 하지? 난 괜찮은데.
로 시작해서 마음이 멀어지는 일이 늘어가지 않을까.
원래 마음이 벌어지는 건, 아주 작은 틈 부터 시작하잖아.
그 틈으로 자꾸만 이런 저런 서로의 사정들이 들어와서는
점점 더 벌어지게 만들고, 끝내는 깨지게 만드는.
아무튼, 그런 수와 욱의 달달한 모습들이 많이 불안해 보였어.
이상하지.
두 사람은 행복한 기다림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불안해 보이다니.

 

 

 

 

그리고 복선이라고 느꼈던 것중에 하나가,
대장군과 소의 대화였어.

 


'죽이는 법을 가르친 건 대장군인데.'
'누군가를 지킬 때만 치라고 가르쳤습니다.'

 


앞으로 소의 행보겠지.
소는 수를 지키기 위해서 칼을 들겠지.
자신을 지키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지키고 싶은 누군가인, 수를 위해서.
이 모습이 기대되는 한 편,
수와 소의 앞에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을까 싶어서.

 

 

 

 

 

 

 

 

 

 

 

 

 

 

 

 

 

 

 

 

 

 

 

 

 

은의 생일.
아직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잘 모르는 상태인 소는 자기도 모르게 수를 찾아.
그러다가 예쁜 모습으로 귀엽게 춤을 추면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으로 소리내어 소가 웃더라.
그리고 수가 황자들이 또 해달라고 조르니까, 노래를 불러주잖아.
또 다른 모습으로 노래를 부르는 수에게 소는 눈을 뗄 수가 없어.
이미 마음이 흐를 만큼 흘러버렸고,
예상치 않은 모습을 보고는 자신의 마음을 느낀 거겠지.
그동안의 수와 있었던 일을 하나 둘 떠올리면서,
차곡차곡 쌓여진 자신의 그 마음을 느꼈지만, 고개를 내저어.
그게 안타까웠어.
아무도 소에게 마음을 제대로 내어준 적이 없으니,
자신의 마음도 그렇게 여기는 것 같아서.

 

 

혼자 있던 소에게 백아가 와서 같이 어울리자며 데리고 왔어.
온 곳엔 수가 웃으면서 소를 맞이해.
그 웃는 모습에 소도 마주 웃어.
좀 전에 했던 고민은 싹 잊은채로.

 


선물을 미처 준비 못 했다던 소에게 은이는 몇 번이나 다짐 받고,
또 곁에서 소를 치켜 세워주며 분명 구해주실거라고 하는 수를 보면서,
기분 좋아진 소가 자신있게 말하지. 뭐든 말하라고.
근데 하필이면 요가 순수한 은의 호기심을 자극해놔서
소에게 선물로 가면 벗은 걸 보고 싶다고 해.

 

 

결국 가면을 벗는 소의 모습.
천천히 떨리는 손으로 가면을 벗으면서 어떤 생각이었을까.
모두가 흉측하다고 했어도 형제들은 제대로 봐주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
혹은, 조금은 사람들 속에 섞여서 잘 지낼 수 있었는데,
이 모든 게 역시나 하고 깨어지겠지 하는 단념?

 


가면을 벗고 천천히 자신의 형제들을 보는 소의 눈빛이 너무 아프더라.
은이는 자신이 잘못 했다는 것을 느꼈고,
연화는 급히 얼굴을 돌렸고,
원은 흥미롭게 보고,
정은 소를 보고 있으나, 제대로 보고 있지 않았고,
욱은 피했고,
정윤은 처음부터 보지 않았고,
요는 재밌다는 듯 보고 있었고,
백아는 눈을 감고 있었지.

 

 


그런데, 딱 한 사람.
수만이 소를 제대로 봐주고 있었어.
그 상처를, 그 아픔을.
이미 봤었어도 소가 그 상처를 어떻게 여기는지 아니까.
상처를 가리는 가면이 이미 말해주고 있으니까.

 

 

 

 

 

 

 

 

 

 

 

 

 

 

 

 

 

 


또 다시 마음을 다친 소가 나가버리자, 수가 따라가서 소를 붙잡아.
이대로 가면 다들 사이가 멀어질거라며 소를 걱정해.
아무렇지도 않게 소를 잡아.
다들 무서워하기 바빴는데, 수는 그렇지가 않아.

 

 

'날 봐. 날 똑바로 봐.'

 


누구도 다친 소를 제대로 봐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소의 상처를 징그럽다거나 흉측하게만 봤었는데,
수는 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
말 그대로 똑바로. 무서워하지도 않고. 그냥, 똑바로.
소는 처음 받아보는 그 눈빛이 낯설어.
어머니, 형제들 조차 자신을 제대로 보지 않았는데,
수만이 자신을 온전히 봐주니까.

 


'니 눈. 그 눈빛이 미치게 싫어.'

 


미치게 싫다는 그 말이 어쩐지 무섭다는 것 같아서 좀 마음이 아프더라.
원래 낯선 것은 사람을 두렵게 하기도 하잖아.
소가 딱 그런거 같았거든.

 


모두에게 부정당한 상태로,
제대로 사랑도 받지 못 한 상태로,
상처 받을 바엔 차라리 겁을 주는 형태로
자신을 보호하고, 가면 속에 상처를 감춰두고 지냈는데,
수가 자꾸만 비집고 들어와.
소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소가 아프다는 걸 알아주고, 소를 걱정해주고,
소를 있는 그대로 봐줘.
지금껏 아무도 그래주지 않았기에, 낯설은 이 마음이 더 무섭고 두려워.
그 약한 모습을 오히려 감추려 하는 허세 같은 게 느껴지더라.
늘 가면을 쓰고, 차라리 무서워 보이는 개늑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사실은 누구보다 다정하고,
자신의 아픔만큼 다른 이의 아픔도 알아주는 소인데.

 


워낙 마음 아픈 캐릭터에 유난히 잘 꼿히는데,
소때문에 이번 화가 달고 짜다 못 해 쓰다.

 


그래도 참 다행이지.
소에게 수라는 존재가 앞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어떻게 위로가 되고, 어떻게 사랑이 되어가는지 볼 수 있을테니까.

 


다행히 수는, 아니 하진이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 같아서,
사랑을 줄 줄 아는 아이 같거든.
그 사랑으로 소를 조금씩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할테니까.
앞으로 더 기대가 돼.
소의 모습도, 수의 모습도.

 

 

 

 

 

 

 

 

 

 

 

 

 

 

 

 

 

 

 

 

2016-09-14 07:16:14

작성한 글을 옮겨왔음.